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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

지난달 21일 뉴욕 카네기홀 바깥에는 공연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공연장 객석에 들어가는 대신, 출연자의 사인을 받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이날 주인공은 영화음악 작곡가인 존 윌리엄스. 올해 90세기 된 그는 2020년과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에서 지휘자로 ‘데뷔’했고, 이날은 드디어 뉴욕에서도 지휘자로 등장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의 영화음악,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협주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가 위촉한 작품이었다.     이날 함께 무대에 선 무터는 “윌리엄스의 음악으로 클래식 음악 듣기를 시작한 사람이 많다”고 뉴욕 클래식 라디오 채널인 WQXR 인터뷰에서 말했다.   클래식 음악의 경계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윌리엄스는 영화 ‘스타워즈’ ‘인디애나 존스’ ‘쥬라기 공원’의 음악으로 많은 사람의 어린 시절 기억을 채웠지만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카네기홀, 안네 소피 무터가 90세가 된 그를 불러내고 있다.   윌리엄스가 영화음악을 시작한 1950년대에 그의 음악은 대중음악으로 분류됐다. 우리가 아는 바흐·하이든 등에 뿌리를 둔 서양의 고전음악은 그 시절 한참 먼 곳에 있었다. 작곡가들은 고전적 질서 대신 반(反)법칙을 만드는 데에 골몰했다. 현대 음악에 대한 대중의 공포 또는 외면이 생겨났다.   그렇게 수십 년을 지나 윌리엄스의 잘 조직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클래식 음악계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요즘 세계 무대에서 주가를 올리는, 한국의 진은숙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은 난해하지 않다. “머리가 아닌 귀를 사로잡는 청취의 즐거움”(음악학자 강지영)을 주는 진은숙은 전위성으로 멀어졌다가 청중에게 다시 돌아오는 음악의 경향을 대변한다.   또 요즘 클래식 라디오만 틀면 나오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음악도 마찬가지다. 복잡함에서 벗어나 듣기 편한 음악이다. 대표곡인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는 틱톡에서 누적 조회 130억이다.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경계는 넷플릭스 ‘브리저튼’에서도 보인다. 이 시리즈가 사용한 마돈나·너바나·리아나의 음악이 클래식 영역에 새로 들어왔다. 시리즈를 위해 편곡된 버전은 현악 4중주가 주를 이룬다. 서양 음악사의 거의 모든 작곡가가 최상의 경지로 여기고 골몰했던 장르 아니던가.   이런 작품들이 클래식 음악일까. 최근 경향을 종합했을 때 할 수 있는 대답은 ‘그렇다’다. 혹은 질문 자체가 불필요하거나. 클래식 음악은 법칙의 시대, 실험의 시대를 지나 이제 청중의 시대로 들어왔다. 듣는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걸로 족하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대중음악 클래식 클래식 음악계 뉴욕 클래식 클래식 영역

2022-05-27

[왜 음악인가] 이 음악도 클래식?

지난달 21일 뉴욕 카네기홀 바깥에는 공연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공연장 객석에 들어가는 대신, 출연자의 사인을 받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이날 주인공은 영화음악 작곡가인 존 윌리엄스. 올해 90세기 된 그는 2020년과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에서 지휘자로 ‘데뷔’했고, 이날은 드디어 뉴욕에서도 지휘자로 등장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의 영화음악,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협주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가 위촉한 작품이었다. 이날 함께 무대에 선 무터는 “윌리엄스의 음악으로 클래식 음악 듣기를 시작한 사람이 많다”고 뉴욕 클래식 라디오 채널인 WQXR 인터뷰에서 말했다.   클래식 음악의 경계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윌리엄스는 영화 ‘스타워즈’ ‘인디애나 존스’ ‘쥬라기 공원’의 음악으로 많은 사람의 어린 시절 기억을 채웠지만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카네기홀, 안네 소피 무터가 90세가 된 그를 불러내고 있다.   윌리엄스가 영화음악을 시작한 1950년대에 그의 음악은 대중음악으로 분류됐다. 우리가 아는 바흐·하이든 등에 뿌리를 둔 서양의 고전음악은 그 시절 한참 먼 곳에 있었다. 작곡가들은 고전적 질서 대신 반(反)법칙을 만드는 데에 골몰했다. 현대 음악에 대한 대중의 공포 또는 외면이 생겨났다.   그렇게 수십 년을 지나 윌리엄스의 잘 조직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클래식 음악계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요즘 세계 무대에서 주가를 올리는, 한국의 진은숙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은 난해하지 않다. “머리가 아닌 귀를 사로잡는 청취의 즐거움”(음악학자 강지영)을 주는 진은숙은 전위성으로 멀어졌다가 청중에게 다시 돌아오는 음악의 경향을 대변한다.   또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음악도 마찬가지다. 복잡함에서 벗어나 듣기 편한 음악이다. 대표곡인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는 틱톡에서 누적 조회 130억이다.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경계는 넷플릭스 ‘브리저튼’에서도 보인다. 이 시리즈가 사용한 마돈나·너바나·리아나의 음악이 클래식 영역에 새로 들어왔다. 시리즈를 위해 편곡된 버전은 현악 4중주가 주를 이룬다. 서양 음악사의 거의 모든 작곡가가 최상의 경지로 여기고 골몰했던 장르 아니던가.   이런 작품들이 클래식 음악일까. 최근 경향을 종합했을 때 할 수 있는 대답은 ‘그렇다’다. 혹은 질문 자체가 불필요하거나. 클래식 음악은 법칙의 시대, 실험의 시대를 지나 이제 청중의 시대로 들어왔다. 듣는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걸로 족하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계 뉴욕 클래식 클래식 영역

2022-05-25

“음악은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유일한 방법”

“한인 여성 최초로 이런 영예를 안게 돼 정말 놀랐고, 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3일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먼털 솔로(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한 한인 2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46)는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를 떠올리며 “이런 영예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무대로) 달려갔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이 이번 앨범(수상작)에 있는 모든 작곡가를 전면에 등장시킬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그래미상을 안겨준 작품은 ‘얼론 투게더(Alone Together)’ 음반이다.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해 진행한 동명의 온라인 공연 시리즈에 바탕을 둔 앨범이다.   제니퍼 고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0명의 젊은 작곡가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짧은 바이올린 독주곡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해 4월부터는 자신의 집에서 작곡가들의 신곡을 연주해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8월에는 이렇게 모인 40곡으로 정식 앨범을 선보였다.   그는 “코로나19는 모든 공연을 중단시켰고, 예술가들을 재정적으로 어렵게 했다. ‘얼론 투게더’는 이 유행병에 영향을 받은 다음 세대의 음악가들을 돕는 일”이라면서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음악 단체 ‘아르코 컬래버러티브(ARCO Collaborative)’를 통해 작곡가들을 후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우리가 함께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음악가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니퍼 고는 11세 때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199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에 올랐다. 1995년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음악 유망주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았다. 오벌린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2018년부터 뉴욕 매네스 음악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음악의 의미를 묻자 그는 “평생을 음악가로 살아왔다. 이는 제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유일한 방법이 음악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악가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들이 표현하려는 것에 반응한다는 뜻이다. ‘얼론 투게더’와 같은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은 세상을 관찰하고 귀를 기울여 반응한 것”이라고 했다.   제니퍼 고는 그래미상 수상 후 첫 라이브 공연을 오는 12일과 14일 갖는다. 12일엔 UC샌타바버러에 있는 아츠&렉처스(Art‘s&Lectures)에서, 14일은 UCLA에 있는 아트 퍼포먼스 센터(Center for the Art of Performance)에서 열린다. 제너퍼 고는 “청중들 속에서 많은 한인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다음 작업으로 6·25 전쟁 때 월남한 후 미국에 이민해 교수가 된 어머니와 미국 내 소수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음악극을 준비 중이다.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는 그는 “어머니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게 돼 너무 기쁘다.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경험한 것이 작품에 담길 예정이다. 클래식 음악계 소수자의 경험을 탐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음악 관계 클래식 음악계 커티스 음악원 음악 유망주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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